황소 특허법률사무소 | Taurus IP Law Firm

아이디어에 정의를, 혁신에 가치를 더하다

상표 칼럼

중국에 진출하려는데, 내 브랜드가 이미 등록돼 있답니다 — 상표 해외 출원 전략

김동한 대표 변리사 2026. 7. 9. 15:27

국내에서 브랜드를 키워 이제 막 해외 진출을 준비하던 K사 대표님이 어느 날 다급하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중국 파트너사와 계약 직전, 현지 상표 조사를 해봤더니 자신의 브랜드가 이미 중국에서 남의 이름으로 등록돼 있었던 것입니다. 등록한 사람은 중국의 상표 브로커. 브랜드를 되찾으려면 큰돈을 주고 사오거나,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분쟁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중국에서만 다른 이름으로 장사해야 합니다. 열심히 키운 내 브랜드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답은 지난 칼럼들에서 다룬 그 원칙, 속지주의에 있습니다. 상표도 특허와 마찬가지로 등록한 나라 안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나라는 '먼저 쓴 사람'이 아니라 '먼저 출원한 사람' 에게 권리를 줍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라도, 중국에 출원하지 않았다면 중국에서는 무주공산입니다. 브로커들이 노리는 게 바로 이 빈틈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유명 디저트 브랜드, 식품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상표를 선점당해 곤욕을 치른 사례가 줄을 잇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내 브랜드의 권리는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참고로 특허의 해외 출원 전략은 저희 사무소 지난 칼럼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함께 읽어보시길 권하고, 오늘은 상표에 집중하겠습니다.


 

상표 해외 출원,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개별국 직접출원입니다. 진출하려는 나라의 특허청에 각각 출원하는 방식입니다. 나라마다 현지 대리인을 선임하고, 그 나라 언어와 절차에 따라 진행합니다. 참고로 상표에도 조약우선권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특허의 12개월과 달리 상표는 국내 출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우선권을 주장해야 합니다. 시계가 특허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의외로 많은 분들이 모르고 지나칩니다.

두 번째는 마드리드 국제출원입니다. 하나의 국제출원서로 100개국 이상의 마드리드 의정서 가입국에 동시에 출원 효과를 내는 제도입니다. 특허의 PCT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한국 특허청을 통해 출원서 한 장을 제출하면, 지정한 국가들에 각각 출원한 것과 같은 효력이 발생합니다.

 

마드리드 vs 개별출원 — 비용부터 비교해보겠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결국 비용입니다. 구조적인 차이를 보면 답이 보입니다.

개별국 출원은 나라마다 현지 대리인 선임료와 번역료가 발생합니다. 비용은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00만 원 안팎에서 시작해 나라에 따라 이를 훌쩍 넘어가는 수준까지 다양합니다. 진출국이 늘어날수록 이 비용이 그대로 누적되고, 등록 후에도 갱신이나 명의 변경이 필요할 때마다 나라별로 현지 대리인을 거쳐야 하므로 유지·관리 비용 역시 국가 수만큼 계속 발생합니다.

반면 마드리드 국제출원은 기본수수료에 지정국별 수수료를 더하는 구조입니다. 현지 대리인 선임이 원칙적으로 필요 없기 때문에, 지정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개별출원 대비 절감 폭이 커집니다. 통상 3개국 이상부터 마드리드가 유리해진다고 보시면 되고, 5개국, 10개국으로 늘어나면 그 차이는 더욱 확연해집니다. 관리 측면에서도 갱신, 명의 변경, 주소 변경을 국제등록부 한 곳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고, 사업이 확장되면 사후지정 제도를 통해 진출 국가를 나중에 간편하게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마드리드 국제출원, 이런 기업에 추천합니다

· 3개국 이상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라 개별 출원 비용이 부담되는 기업
· 사업 확장에 따라 진출 국가를 유연하게 추가하고 싶은 기업
· 여러 나라의 상표권 갱신·명의변경을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하고 싶은 기업
· 이미 한국에 상표를 출원 또는 등록해둔 기업

 

이런 기업의 경우, 개별국 출원으로 진행하는 것을 제안해 드립니다

· 진출국이 1~2곳으로 확정된 경우 — 마드리드의 규모의 경제가 발휘되지 않아 개별출원이 오히려 경제적입니다.
· 한국 기초상표가 아직 불안정하거나, 중국·미국이 핵심 시장인 경우 — 마드리드는 국제등록 후 5년간 한국 기초상표에 종속되고, 중국·미국은 현지 특성상 개별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핵심 시장은 개별출원으로, 나머지는 마드리드로 커버하는 혼합 전략이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상표는 특허보다 시간 싸움이 더 급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경고입니다. 특허는 내가 출원하지 않으면 경쟁사도 그 기술로 특허를 받기 어렵습니다. 이미 공개된 기술은 남도 등록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표는 다릅니다. 내가 출원하지 않은 브랜드는, 남이 먼저 출원하면 남의 것이 됩니다. 한국에서의 사용 실적이나 인지도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방패가 되어주지 못합니다. 브로커들은 한국에서 뜨는 브랜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해외 선점 출원을 노립니다. 여러분의 브랜드가 언론에 나오고 SNS에서 화제가 되는 그 순간이, 브로커에게는 사냥의 신호탄입니다.

그래서 상표의 해외 출원 타이밍은 "해외 진출이 확정됐을 때"가 아닙니다. "해외 진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입니다. 수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서 출원을 준비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해외 상표 출원에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진출국이 한두 곳이라면 개별출원이, 3개국 이상이라면 마드리드가 비용 면에서 유리하고, 중국·미국 같은 핵심 시장은 개별출원으로 촘촘하게 챙기면서 나머지를 마드리드로 커버하는 혼합 전략도 있습니다. 여기에 6개월의 우선권 기간, 한국 기초상표의 안정성, 사업 확장 일정까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브랜드는 기업의 얼굴입니다. 그 얼굴을 남이 먼저 등록해버린 뒤에 되찾는 싸움은, 처음부터 지키는 것보다 열 배는 비싸고 고통스럽습니다. 황소특허법률사무소는 여러분의 진출 국가, 예산, 사업 확장 계획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최적의 전략을 그 시작부터 함께 하겠습니다. 

 

김동한 대표 변리사            

  T. 0505-990-0100           

E. dhkim@taurus-ip.com